도도한 개발자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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감사합니다

Kiara Kim 2023. 12. 21. 22:46

수개월간 꿈에 그리던 회사에 입사했습니다.

 

제가 취업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주변 사람들 덕분입니다. 이 글을 계기로 제 주변의 소중한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. 정말 감사합니다.

 

🐾 방황

소프트웨어, 흔히 말하는 컴퓨터 공학을 전공으로 삼아 좋은 학점을 목표로 공부했습니다. 그리고 졸업만 하면 어느 회사든 들어갈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. 휴학 없이 달려 막학기가 되어서야 취준이라는 걸 하게 됐는데 그때서야 취업의 벽을 느끼게 되었죠. 운 좋게 들어간 회사도 있었지만 제가 맡은 업무는 QA였고 어느 한구석도 제 전공과 맞지 않아 바로 그만두었습니다. '이 길이 아닌가..?'라는 고민을 4년 반 정도 하고 나니 인생의 패배자가 된 기분이었습니다. 그러다 어느 날 지인의 소개로 우아한테크코스를 알게 되었고 당장의 취업보다 약 1년 정도 더 공부하는 것이 나을 거라 판단해 프리코스에 참여했고, 정말 운이 좋게 우아한테크코스의 크루가 되었습니다.

 

🐾 멘붕

저도 알고 있었습니다. 제가 그저 그런 컴공전공자라는 것을요. 이렇다 할 개발을 해본 적도 없고 공부라곤 학교 시험밖에 해본 적이 없으니 어미새가 주는 밥을 떠먹다가 갑자기 혼자가 된 아기새가 된 셈이죠. 제 눈에는 저 빼고 모든 크루가 개발에 열정적이고 학구열이 뛰어나고 창의적이고 아무튼 좋은 건 다 갖춘 사람처럼 보였습니다. (물론 맞긴 해요) 문제는 저인 거죠. 아무리 잘하고 싶어도 '이건 왜 이럴까?' '이것의 단점은 뭐지?' '다른 방법은 없나?' 이런 생각이 도통 들지 않았습니다. 레벨 1, 2가 끝날 때까지도 성장한 것 같지 않았고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저와 크루들의 격차는 더 커져만 가는 것 같았어요. 자신과의 싸움으로도 벅찬데 몇십 명이랑 비교하려고 하니 정말 절망스러웠어요.

 

🐾 불안

이 불안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도 계속됐어요. 저희 카페인 팀원들을 보고 '아, 이게 진정 주도적인 개발이구나'를 깨닫게 되었습니다. 다들 서비스 향상에 열정적이며 두뇌 회전도 빠르고 타이핑도 빠르고 심지어 놀 땐 누구보다 잘 놀아요. 모든 게 부러웠고 모든 게 비교 대상이었어요.

 

🐾 감사

그런데 생각해 보니 슬픈 날보다 좋고 감사한 날들이 더 많았더라구요. 우아한테크코스 크루분들 감사합니다.

 

우선 온보딩 크루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네요. 처음 보자마자 연극이라니.. 민망한 순간을 함께 하고 나니 가족이 된 것 같은 기분. 기쁘거나 슬플 때 제일 먼저 알리고 싶은 사람들입니다.

 

레벨 1 데일리 크루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전합니다. 데일리 미팅에서 하루의 기분을 말할 때 저는 대부분 위축되는 말들을 위주로 했던 것 같아요. 사실 그 자리에서 털어버리고 잊을 생각이었는데 정말 너무너무 감사하게도 미팅이 끝난 후 몇몇 크루들이 제 옆에 앉아 도울 것은 없는지, 말동무가 필요하진 않은지 물어봐 주었어요. 그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제 멘탈을 살펴보고 고민도 들어주며 제가 단단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었죠.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.

 

레벨 2 데일리 크루들. 주로 게임을 했는데 제가 간헐적으로 관심받는 거 좋아해서 이상한 소리도 하고 오글거리는 게임도 했던 것 같아요. 그래도 같이 즐기고 웃어줘서 감사합니다 흑흑.

 

저의 페어들. 슬로우 러너인 저를 포기하지 않고 이끌어줘서 감사합니다. 사소한 것들도 칭찬해 주고 할 수 있다고 응원해 주고 같이 열심히 하자고 용기를 주었습니다. 지금 생각해 보면 페어하면서 알게 된 지식이 통틀어 제일 많은 것 같아요. 정말 감사합니다!

 

코치님들.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강의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. 정답 없는 답을 찾는 것이 힘들기도 했지만, 그 과정에서 제가 어떤 것에 가치를 두고 있고,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하는지를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. 멘탈을 잡아주시고 제 목표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.

 

그리고 소중한 카페인 팀원들. 기능 개발에 초점을 맞추느라 성능 개선을 못했다고 생각했습니다. 그런데 저.. 알게 모르게 했더라구요? 이래서 문서화가 참 중요한 거예요. 다행히 저의 똑똑한 팀원들이 문서화를 잘해주었고 덕분에 기억할 수 있게 되었어요. 프로젝트 초반부터 처음들어보는 기술들을 다들 익숙하다는 듯 토론하는 것을 보고 저도 아는 척 했어요. 그리고 뒤돌아서 찾아봤죠. 이 방법이 처음엔 먹혔지만, 뒤로 가니 아.. 벅차더라구요. 그러다 팀원이 제게 말했어요. '모르는 것이 있으면 언제든 물어봐라.' 그때부터였어요. 그게뭐야무새가 된 것이.. 아무튼 똑똑하고 성격 좋은 팀원들 덕분에 많은 기술을 익혔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.

 

🐾 목표

저는 항상 해외 취업을 하고 싶었습니다. 궁극적인 목표는 소프트웨어로 환경보호에 선한 영향을 주는 것이고, 이를 위해선 목소리에 힘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. 그 방법으로 저는 우선 해외 취업을 하나의 이정표로 삼았고 정말 감사하게도 첫 발판을 해외에서 디디게 되었습니다. 그다음 이정표는 대기 혹은 해양의 오염도를 모니터링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입니다.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야 해결책을 강구할 수 있으니까요.

 

🐾 마무리

저를 믿고 응원해주신 부모님, 가족, 친구들 너무 감사합니다.

 

그리고 일기...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.ㅎㅎ